‘하늘의 상’을 좇는 경주자

담임목사 칼럼

‘하늘의 상’을 좇는 경주자

담임목사 0 1992 0

세계의 젊은이들이 모여 힘과 기량을 겨루는 아테네올림픽의 열기로 지구촌은 한층 뜨겁다. 전 세계의 귀와 눈이 이곳에 쏠려 있다. 스포츠는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열광시킨다. 올림픽은 고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제우스, 아폴로 등에게 제사를 드리고, 여흥의 성격으로 시작된 것이다. 4년마다 열린 곳이 ‘올림피아’이기 때문에 올림픽이라 일컬어졌고, 1200년간 지속되었다. 그런 중 AD 4세기에 경기가 중단되었는데 그것은 “육체를 단순한 영혼의 노예”라고 경시한 초기 기독교 영향 때문이다. 로마가 기독교를 국교로 정한 후 테오도시우스 1세는 모든 신전을 파괴하고, 394년에는 올림피아제를 금지시켰다. 그러다가 이 올림픽을 근대에 부활시킨 사람이 프랑스 쿠베르탱 남작이다. 그는 1896년 아테네에서 제 1 회 대회를 개최하였는데, 그후 108년만에 다시 그리스에서 열리고 있는 것이다. 올림픽은 육체와 정신의 조화를 지향하고, 종교·인종·정치를 떠나 인류가 화합하고, 평화를 추구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고대올림픽 땐 경기기간 동안에는 모든 전쟁과 적대행위를 멈췄다. 이번에 전쟁 중인 이라크를 포함해 IOC회원국 202개국 모두가 참여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올림픽에서 중요한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것이다”고 주창한 사람은 세인트 폴 성당의 펜실베이니아 주교이다. 양대 스포츠국인 영국과 미국이 독립전쟁 이래 감정적 알력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에 자격문제, 경기규칙 문제 등으로 많은 대립이 일어났을 때 일이다. 이것을 지켜본 그가 주일예배에 모인 각국 선수에게 그같이 설교했는데, 이 말에 감동한 쿠베르탱은 후에 이 말을 올림픽의 이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올림픽의 모토인 “보다 빠르게, 보다 높게, 보다 힘차게”는 도미니크교단 디동 신부가 제안한 것이다.

올림픽이 고대 신들의 제전으로 시작된 것이 사실이지만 오늘날 올림픽은 특정한 신을 신봉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특히 인류화합과 세계평화를 향한 제전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돈이나 문명을 선용해야하는 것처럼 우리는 올림픽을 선용하고, 특히 복음 확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경기를 이기고 그라운드에서 기도하는 모습은 참으로 가슴벅찬 일이다. 한편 신(神)들의 나라 ‘그리스’국민의 98%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은 바울이 전한 복음의 능력이 그 얼마나 위대한가를 대변한다. 바울도 당시 아덴(아테네)를 방문했음으로 올림픽을 의식하고, ‘달려갈 길’에 대해 언급하였다. “운동장에서 달음질하는 자들이 다 달아날지라도 오직 상 얻는 자는 하나인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고전9:24). 바울은 스포츠정신을 통해 신앙정신을 고양하고 있다. ‘그리스도를 푯대삼고, 생명의 면류관을 얻도록 달리라’고 권면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세상과 현실, 그리고 문제를 바라보지 말고, 그리스도만을 똑바로 바라보고 걸어가야 한다. 선수들이 경기에서 죽을 힘을 다해 싸워 메달을 따면 보상이 있다. 국민적 영웅대접은 물론 상금도 크다. 선수들은 상받는 그 기쁨, 그 감격에 고생스럽게 훈련하고, 그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성경은 "너희도 상을 얻도록 달음질하라"고 했다. 우리들 또한 ‘하늘의 상을 좇는 경주자’임을 새삼 깨닫게 하는 올림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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