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나선 「북한 난민구호」

담임목사 칼럼

교회가 나선 「북한 난민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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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만철씨 일가족과 북한 원자력부 작업반장 김대호씨 등이 잇따라 귀순한 가운데 「탈출동포 우리가 돕자」는 범국민운동이 일고 있음은 환영할 일이다. 특히 기독교계에서 최근 중국으로 탈출한 북한인과 우리 대사관에 와서 구원을 요청한 러시아 벌목공의 송환및 정착지원금 마련을 위해 적극 나설 움직임이다. 6일, 기독교 21세기준비위원장인 김준곤목사는 『전 교단간 협의를 거쳐 공식적 기구로 「난민선교센터」를 개설, 인도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그 창구를 통해 면담에서부터 사회적응, 직업선택 등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지원사업을 펼칠 것임을 밝혔다.

 때를 같이해 9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도 「통일및 남북교회 협력」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 결의문을 채택하고 북한교회 재건과 탈출 동포를 위한 모금운동을 전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범국민 모금운동의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의 공인심사를 거쳐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지만 정부는 현재 한국 이주를 희망하는 1백여명에 대해 귀순북한동포보호법을 적용해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러나 정착금과 주택, 취업알선 등 엄청난 예산확보의 어려움 때문에 정부가 그들을 즉각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기독교계가 이를 돕기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동안 기독교계는 아프리카 기아및 보스니아 난민에게 「우리의 이웃」이라는 의식으로 성금을 보내 인류애를 과시했다. 이제 우리는 안으로 다시한번 동포애의 실천을 보여줄 때다. 난민 구호사업을 정부에게만 맡기는 것보다 일반 국민이나 교회단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봉사에 나서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존중과 동포애에 대한 각성을 부추기고 나아가 통일의 정서를 풍족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형편 정도면 마음먹기에 따라 십시일반으로 현재 어려움이 예상되는 정착금 마련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강압정권아래 먹고 살기조차 힘든 북한을 목숨걸고 탈출할 정도의 동포라면 이미 그들은 「강도만났던 사람」처럼 심신이 피폐한지 오래다. 이들의 신앙및 정신적 안정 도모에도 한국교회의 역할이 기대된다.

 북한 난민이 집단 귀순해 오는 것은 지금까지의 개별 귀순과는 차원이 다르며 남북분단 후 처음있는 일이다. 독일의 통일을 모형삼고 볼 때 우리의 통일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들을 따뜻하게 대해주었다는 소식이 어떤 형태로든 북한에 알려지면 필연적으로 북한주민들의 변화에 영향을 줄 것이다.

 진정한 동포애는 부피의 크고 작음도 중요하지만 질의 순수여부에 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기독교계가 중심이 되어 벌이고 있는 북한 난민 돕기 범국민운동은 인도주의라는 차원을 넘어 분단의 시대를 극복하려는 우리의 의무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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