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봉사는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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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봉사는 아니야

임영재 0 1337

 

바디매오, 참 불쌍한 사람입니다.

그는 소경이었고 봉사요 거지였습니다.

바디매오는 그걸 팔자요 운명으로 알고 자기가 사는 길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가에서 

동냥으로 동정을 받아 살아가는 걸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언제부터 인지도 모를 만큼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등에 업혀와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아버지 옆에 앉아 있다 아버지의 말을 따라 저희 좀 도와 주세요를 외우고 

그렇게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말해야만 했습니다.

, 띠르릉 띵, 소리가 나면 아버지는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하나님께서 복 주실 겁니다, 하는 소리를 듣고 들은지라 바디매오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지나 청년이 될 때까지 행복이 뭔지도 모른채 

앞을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오직 거지되어 동냥으로만 살아야 했습니다.

아버지가 뭔가를 주어야만 먹을 수 있고 옷 입는 것도 몸을 씻는 것도 

이끌어 주어야만 움직일 수가 있는 처지였습니다.

아버지가 옆에 없으면 불안하여 아버지, 아버지, 부르기가 일쑤였고 

스스로 움직이다 부딪히고 넘어지는 때가 많아 다치기도 수없이 다쳤고 

그 때마다 아픔을 울며 감내 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도무지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었고 업고 다니거나 손을 잡고 다닐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걸인이 되었고 보지 못하는 중에 지나가는 누군가가 던져주는 동전이 자신의 깡통 안에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살았습니다.

그럼에도 비오는 날이나 눈 오는 날에는 그마저도 하지 못하였고 

그런 때는 아버지랑 허름한 집안에서 얘기하며 살았습니다.

청년이 된 바디매오는 어느 비오는 날 집에 있다가 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아버지 난 왜 앞을 볼 수가 없죠?

나도 아버지를 보고 싶고 밖에 다니고 싶은데 어찌 할 수가 없잖아요.

물음에 아버지 디매오는 목이 매여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디매오, 그도 역시 소년 시절, 청년 시절이 있었습니다.

같은 동네에 살던 여자를 만나 결혼했습니다.

가난했지만 행복했습니다.

임신도 했구요. 그런데 행복은 너무 짧았습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아이를 낳다가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아이는 아들이었지만 대신 아내를 잃어 기쁨보다는 슬픔이 더 크기만 했습니다.

아내를 장사했지만 아들을 키워야 했는데 가진 재산은 없고 아내를 잃은 슬픔은 

늘 가슴 한 가운데 자리 잡고서 눈물만 앞을 가리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은 배고프다고 늘 울어대니 디매오의 현실은 고통과 슬픔의 갑절 갑절 그 이상 이었습니다.

주변의 도움이 있었지만 그 도움도 오래가지 못했고 결국 디매오는 아들을 키워 보겠다고 젖동냥에 나서게 됩니다.

오늘은 이 동네, 내일은 이웃 동네.

안식일에는 회당에 나가 말씀을 듣기도 하며 누군가의 도움도 받았지만 구걸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들은 겨우 얻어 먹은 젖동냥으로는 그 주린 배를 채우지 못했고 아버지 등에서 

배고픔에 자신의 손가락을 빨며 울다 자다 울다 자다 하기를 젖 먹듯 하였습니다.

그리 할 때마다 디매오는 아들이랑 차라리 함께 죽고 싶었지만 죽으면서 까지 

이 아들을 낳은 아내를 생각하면 꼭 살아서 아들을 키워 달라고 애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는 중에 아들은 배고픔으로 울다 자다, 울다 자다 하면서 시력을 잃어 갔으나 아버지는 알지 못 했습니다.

아들을 업고 다니는 아버지 입장에서는 아들만은 어떻게 해서라도 키워야겠다는 생각은 있으나 

아들을 어디에 맡길 곳은 없고 스스로 돈 벌이 할 곳도 찾지 못해 하는 수 없이 길가에 앉아서 

눈물 훔치며 길 가는 사람들의 동냥을 바라기에 이르렀습니다.

우리 좀 도와주세요.

우리 아들 좀 키울 수 있게 도와주세요.

바디매오는 그리 사는 법을 배웠고 청년이 되었지만 늘 배 고팠고 앞이 보이지 않아 

자신 혼자서는 화장실도 못가는 처지인지라 아버지는 늘 바디매오 곁에 있어야만 했습니다.

옷도 빨아 입지를 못했고 남이 버린 누더기 같은 허름한 옷을 걸치고 큰 길 가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우리 좀 도와 주세요 외치며 동전 한 푼 주면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하나님께서 복 주실 겁니다.

겨우 겨우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느 날도 그렇게 계속 아버지와 아들은 거지 되어 구걸하고 있을 때 군중들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궁금했습니다.

무슨 일이지?

아버지가 그 쪽으로 달려가는 한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그는 말하길 나도 잘은 모르지만 하나님의 아들로 이 땅에 오셨다는 예수께서 

이쪽으로 지나간다고 하는데 그에게 나아가면 그는 어떤 사람이던지 병든 것을 고쳐주고 

귀신도 쫒아 준다고 해서 그를 만나보려고 달려간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바디매오에게 알려 주면서 우리 아들도 좀 고쳐 줄 수는 없을까?

우리 아들 눈 좀 볼 수 있게 해 줄 수는 없을까?

지나치는 말로 중얼 거렸습니다.

그때 청년 바디매오가 일어나 배고픔도 잊고 소리나는 쪽을 향해 외쳤습니다.

으 아 !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겨 주소서.

다윗의 자손 예수여!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소서.

다윗의 자손 예수여!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소서.

지나가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고 아이 시끄러워, 좀 조용히 하라 합니다.

그러나 바디매오는 지금까지 내보지 않았던 일생 일대의 큰 목소리로 부르짖습니다.

다윗의 자손 예수여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소서.

다윗의 자손 예수여!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소서.

들으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향해 저기에서 우리를 부르는 소리 아니냐?

물어 보시니 어느 제자는 구걸하는 거지 같군요.

뭔가 도와 달라는 소리 아닐까요?

그때 예수님은 그래, 뭐가 필요한지 오라고 부르지.

그 제자가 가서 그 아버지 디매오에게 우리 선생님이 오라고 부르신다 하니 옆에서 듣던 바디매오는 정말이요?

큰 소리로 아버지 빨리 가 봐요.

내 손 좀 잡아 봐요.

일어서서 걸치고 있던 겉옷을 벗어 버리고 뭐가 뭔지도 모르면서 아버지랑 같이 빨리 나아갈 때에 

예수님이 다가오며 너에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하시니 주저 없이 

선생님 저는 봉사라서 앞을 볼 수가 없습니다.

앞을 보기를 원 합니다.

제가 앞을 볼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저도 앞을 보고 싶고 저를 살리기 위해 고생하는 우리 아버지도 보고 싶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이 일 할 줄을 네가 믿느냐?

바디매오는 무턱대고 예, 믿습니다 믿습니다 믿습니다.

저를 불쌍히 여겨 주세요.

예수님은 그의 모습과 아버지의 모습을 가련히 쳐다보신 후 손가락에 자신의 침을 묻힌 후 

바디매오의 눈 위에 묻히고 나서 닦아 주었습니다.

그리고서 잠시 후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 하였으니 네 소원대로 될지어다 하실 때에 

바디매오는 눈 커플을 비벼대니 안개처럼 뭔가가 보이더니 현실의 세계, 보이는 세계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토록 자신만을 위해 온갖 고생 다한 주름살 많은 아버지를 보고 사람들을 보고 예수님을 봅니다.

그리고 감격해 합니다, ! 하나님. 보입니다, 보입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아버지도 제자들도 사람들도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박수치며 크게 소리 지르며 놀라워 하였습니다.

그리고 바디매오는 예수님께 발 앞에 엎드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눈물 흘리며 감사했습니다.

그러는 모습을 본 예수님께서는 바디매오를 향해 축복하시고 이제부터는 너의 아버지를 보살피고 

용기 갖고 살아라 하시며 돌려보냈습니다.

그래서 바디매오는 큰 소리로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를 얼싸안고 떨어질 줄 모르고 눈물 흘렸습니다.

그렇게 아버지 손을 잡고 집으로 가면서 오른 손을 높이 들고 바디매오는 외쳤습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세상에서 이제 나는 봉사는 아니야, 이제 나는 봉사는 아니야.

이제부터는 구걸하며 살지 않을거야.

이렇게 두 눈으로 이 세상을 보고 있으니까.

거지로 살지 않을거야.

아무렇게 살지 않을거야.

아버지랑 행복하게 살거야.

! 하나님 감사합니다.

바디매오는 보이는 이 세상이 너무나 아름다운 것임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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