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에서 영성으로
제1부 / 교토에서 찾다
<01> 쌀 한 자루 영혼 한 자루의 무게
<02> 창조의 힘 흉내내기
<03> 메멘토 모리
<04> 아버지의 이름으로
<05> 설거지를 할 때가 왔구나
<06> 끈을 잘라라
<07> 휴일에 교회를 가지 못하는 사람들
<08> 신앙에 이르는 병
<09> 살찐 새는 날지 못한다
<10> 회개 없이 돌아온 탕자
<11> 낙타의 눈물
<12> 예술의 힘과 사막의 사자
<13> 양치기의 리더십
<14> 먹는다는 것. 최후만찬
제2부 / 하와이에서 만나다
<15> 전화 한 통으로 바뀐 세상
<16> 그날 새벽빛이 그렇게 빛나지만 않았더라면
<17> 지성에서 영성으로 가는 아침 뉴스
<18> 버려진 돌로 만드는 신전
<19> 세례는 씻기는 것이 아니라 캐내는 것
<20> 이마를 짚는 손
<21> 어머니의 귤
<22> 인력거를 탄 어머니의 부활
제3부 / 한국에서 행하다
<23> 일곱 빛깔 무지개와 칠일간의 천지창조
<24> 문화를 뛰어넘는 균형의 힘
<25> 예수님의 두 손, 바위와 보자기
<26> 제비가 물어다 준 신앙의 박씨
<27> 의문은 지성을 낳고, 믿음은 영성을 낳는다
<28> 내 눈물이 나의 양식이 되었도다
<29> 아버지 없는 사회
<30> 참된 포도, 시지 않는 포도의 수확
<31> 인간은 시간으로 재고 하나님은 마음으로 재신다
제4부 / 아버지와 딸의 만남
민아의 편지-빨간 우체통의 작은 기적
아버지의 편지-너는 나의 동행자
<32> 믿음의 시작
<33> 더 이상은 내 힘으로 살 수 없구나
<34> 주님 저를 써 주세요
<35> 아버지의 마음을 자식에게로, 자식의 마음을 아버지에게로
제 5부 / 문지방 위의 대화,,,하나님 이 찬란한 빛과 아름다운 풍경. 생명이 넘쳐나는 이 세상 모든 것을 당신께서 만드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왜 당신의 딸 민아에게 그 빛을 거두려 하십니까. 기적을 내려달라고 기도드리지 않겠나이다. 우리가 살아서 하늘의 별 지상의 꽃을 보는 것이 그리고 사람의 가슴에서 사랑을 보는 것이 바로 기적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매일 매일 우리는 당신께서 내려주시는 기적 속에서 삽니다. 그러니 기적이 아니라 당신께서 주신 그 기적들을 거두어 가지 마시기를 진실로 기도합니다. 만약. 민아가 어제 본 것을 내일 볼 수 있고 오늘 본 내 얼굴을 내일 또 볼 수만 있게 해주신다면 저의 남은 생을 주님께 바치겠나이다. 아주 작은 힘이지만 제가 가진 것이라고는 글을 쓰는 것과 말하는 천한 능력이오니 그것이라도 좋으시다면 당신께서 이루시고저 하는 일에 쓰실 수 있도록 바치겠나이다.
<본문 기도문 중에서>
사랑하는 내 딸아,
너의 기도가
높은 문지방을 넘게 했다
“암에 걸렸던 너의 아픔과 어둠이 나를 영성의 세계로 이끌어 주었다.
70평생 살아온 내 삶이 잿불과도 같은 것이라는 것을 가르쳐 준 것이다.”
빨간 우체통의 기적
너의 기도가 높은 문지방을 넘게 했다. 가족만이 아니다. 너는 법정에서 그동안 죄지은 불쌍한 젊은이들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서 애써왔다. 이제는 법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받은 사랑과 은총의 힘으로 가난한 이웃 애통하는 사람들과 함께 동행해야 할 것이다. 힘든 길이겠지만 걱정하지 마라. 이제 네 스스로 인정한 것처럼 혼자가 아니다. 너의 곁에서 주님이 늘 함께 하시듯이 아버지도 이제 너를 혼자 있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서울에서 아버지가
너는 나의 동행자
아빠 정말 그렇죠. ‘사랑’은 ‘설명’이 아니지요? 외쳐야만 되돌아오는 산울림소리가 아니지요? 잘났든 못났든 아빠가 절 사랑해 주시는 것은 복잡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제 가 딸이니까 사랑하는 것이지요. 그것처럼 우리에게 생명과 영혼을 주신 하나님도 그럴 거라고 믿어요. 다만 제가 아빠에게 그랬던 것처럼 우리가 그 사랑과 은혜를 제대로 느낄 줄 몰랐던 것뿐이지요. 그것을 깨닫고 나서야 편안한 삶이 돌아오게 된 것이죠.
-딸 민아 올림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이 2007년 7월 24일 세례를 받기 위해 무릎을 꿇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인이 지금까지 쌓아온 인본주의적인 작업을 뒤로 하고 지성의 세계에서 영성의 세계로 들어가는 순간이었다.
“오늘부터 저는 신자의 길을 걷습니다. 그동안 많은 직함을 갖고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이제 새로운 길을 떠납니다. 이 길이 외로울 수도 있지만 신자로서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싶습니다.”
무엇이 그를 이성과 지성의 세계에서 영성의 세계로 떠나게 만들었을까
젊은 시절부터, 이어령 전 장관은 성경을 분석하며, 여러 가지 비판을 해 왔다. 자신이 노아라면 혼자 살겠다며 방주를 만들지 않았을 거라는 이야기나, 6·25전쟁때 신은 어디에 있었던 거냐는 이야기를 서슴지 않고 해 왔다. 하지만 싫다, 싫다고 하는 남자와 결혼하는 여자처럼, 관심이 없으면 비판도 하지 않았을 거라고 그는 말한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필자의 일기와 강연, 기사와 편지글로 이뤄져 있다. 세례를 받기 전 영성의 단계로 들어가기 직전 교토에서와 결정적으로 영성의 단계에 들어서는 하와이, 한국에서의 순서로 진행된다. 그리고 딸 이민아님의 간증내용과 여러 언론사에서 인터뷰한 내용들을 정리한 글들도 함께 실려 있다. 이 글들은 모두 크리스천 이어령의 지성에서 영성의 길로 나아가는 과정과 영성의 세계에 들어오면서 과정과 그에 따른 솔직한 생각에 대해서 세세하고 기록하고 있다. 수많은 망설임과 내면의 솔직한 이야기가 글자 하나하나에 가득 담겨 있다.
그러자 이번에도 사람들은 세례를 받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질문들을 해 왔습니다. “왜 시를 썼느냐, 시인이 된 느낌이 어떠냐.”고 말입니다. […] 나에게 있어서 시와 종교는 동전의 안과 밖과 같은 것이었지요. 그래서 사람들이 지금까지 나에게 던진 물음에 대해 답하기 위해서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의 시작품에서부터 시작하여 세례를 받을 때까지의 내 일상을 수상형식으로 기록한 것이 이 책입니다. 그리고 나를 이곳에까지 인도한 내 딸 민아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권말에 그 간증을 함께 엮었습니다. 녹취 원고를 그대로 따서 실린 글이고 또 정리된 글의 양도 그리 많은 편이 아니지만 이 책 전체의 메시지로 볼 때 그 비중은 내가 차지한 부분보다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나와 민아의 공저라고 말하는 것이 정직할 것입니다.
이해가 가지 않고, 저의 길과 하나님의 길이 너무나도 다릅니다. 그런데 저의 길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길을 택하겠습니다. 저의 생각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생각을 믿겠습니다. 저는 주님이 저를 사랑하시고, 저의 아들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가장 좋은 것을 주셨음을 믿습니다. 지금 이 아이가 천국에 가는 것은 죽은 것이 아니고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겠고, 죽어도 살겠다’하는 그 부활의 생명을 우리 아들에게 주셔서 요한계시록 21장 말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씀, 예수님이 있는 보좌에 우리 아들이 있음을 저는 믿습니다. 그곳에는 눈물도 없고, 죽음도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도 없고, 예수님 앞에서 유진이가 엄마아빠 이혼하고 힘들었던 기간에 흘렸던 모든 눈물들 다 씻어 주시고, 그래도 삐뚤어지지 않고 엄마 아빠 사랑하는 좋은 아이로 잘 길러주셔서 우리 아이의 장례식에, 사랑하는 사람들로만 가득하게 해주신 것 감사합니다. 25년 동안 미워하는 사람, 상처 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이 모두들 그리워하는 아이로 저에게 주셨던 것도 너무 감사합니다. 이 아이대신 어머니 아버지 사랑 못 받고 하나님 모르는 아이들에게 저를 보내주시면, 제가 그 아이들 위해서 열심히 사역하고,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청소년사역비전, 중보사역을 하겠습니다.”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게 하셨어요.
필자는 교토의 연구소에서 일 년가량 지냈다. 아는 사람도 없고, 집으로 돌아와도 반겨주는 사람 없는 곳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면서, 때로는 방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깜짝 놀라기도 하고, 사람소리가 그리워서 보지도 않는 티브이를 켜놓고 책을 읽기도 했다. 그 외로움의 시간동안 필자는 몇 편의 시를 썼고, 하나님과 외로움에 대해서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아무리 채우려고 해도 채워지지 않던 마음의 ‘갈급’을 채우기 위해 하나님을 생각했다.
배고픈 사람이 극장에 가서 왜 밥이 안 나오나 목을 빼고 기다려도 소용없고, 실연당한 사람이 식당에 가서 마구 먹어봐야 가슴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내가 갈급할 때 찾아갈 곳은 어디인가?’ 하고 물을 때, 세속의 권력, 돈, 지식의 자리에서는 채울 수 없기에, 나와 여러분은 오늘 이 시간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본문 중에서>
그리고 교토에서의 외로웠던 시간들이 지나고, 필자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도쿄에서의 간절함이 사라진 필자를 다시 하나님 앞으로 세워놓은 것은 딸의 병이었다. 아름다운 섬, 하와이에서 필자는 딸을 따라서 허름한 교회에 갔다.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이 행복해하며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과, 눈이 보이지 않으면서도 찬송을 부르고 성경을 읽는 딸의 모습을 보면서 처음으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드렸고, 그 기도는 기적처럼 이뤄졌다.
4월의 새벽 봄빛이 그렇게 빛나지만 않았더라면 새벽 공기가 그렇게 푸성귀처럼 풋풋하지만 않았더라면 결코 나는 그렇게 외치지 않았을 것입니다. “나 세례받는다”고 아! 하나님 어쩌자고 자신도 없으면서 이런 맹세를 했지요.
먼데서도 민아의 눈에 아침이슬이 맺혀있는 것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지요. 아 하나님 감사합니다. 땅에 있는 아버지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하나님을 향해 내 딸 민아는 그렇게 외치고 있었을 것입니다.
<본문 중에서>
<딸 이민아님의 간증>
예수님에게 저를 덮어주신, 그 예수님에게 저의 육신의 삶을 완전히 다 십자가에서 죽고, 갈라디아서 2장 20절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서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처럼 예수님이 저의 생명이 되시는 삶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예수님과 사는 삶, 남은 기간 동안 믿음으로만, 나를 사랑하사 자기 몸을 완전히 버리시고, 자기 몸을 찢으셔서 나를 덮어주시는, 아무것도 덮어줄 수가 없는 죄를 덮어주기 위해서 자기의 삶을 완전히 버리시고 십자가에서 만신창이가 되어서 죽으신 그 예수님, 그 예수님의 사랑, 그 불가사의한 하나님의 사랑, 믿음 안에서 이제부터는 살겠습니다” 하는 신앙고백을 했습니다.
“이는 내 생각이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 너는 그래도 나를 믿겠느냐. 내 생각은 너의 생각과 다르다. 그래서 네 생각으로는 나를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온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너의 아버지며, 너를 너무나 사랑해서 나의 독생자를 너에게 주었고, 독생자를 믿는 자마다 구원을 받고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것.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다시 살아나겠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네 생각으로는 믿어지지 않고, 이해되지 않고, 나의 길이 네가 보기엔 악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내가 너의 아들을 지금 천국을 데려간 건, 그것이 사랑인 것을 너는 믿겠느냐, 그것이 너를 향한 나의 생각이 항상 선하다는 것을 너는 믿겠느냐.”
“하나님 아버지, 아버지가 저를 사랑하시는 것을 믿습니다. 그러나 저의 생각으로도 이해가 가지 않고, 저의 길과 하나님의 길이 너무나도 다릅니다. 그런데 저의 길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길을 택하겠습니다. 저의 생각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생각을 믿겠습니다. 저는 주님이 저를 사랑하시고, 저의 아들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가장 좋은 것을 주셨음을 믿습니다. 지금 이 아이가 천국에 가는 것은 죽은 것이 아니고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겠고, 죽어도 살겠다’하는 그 부활의 생명을 우리 아들에게 주셔서 요한계시록 21장 말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씀, 예수님이 있는 보좌에 우리 아들이 있음을 저는 믿습니다. 그곳에는 눈물도 없고, 죽음도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도 없고, 예수님 앞에서 유진이가 엄마아빠 이혼하고 힘들었던 기간에 흘렸던 모든 눈물들 다 씻어 주시고, 그래도 삐뚤어지지 않고 엄마 아빠 사랑하는 좋은 아이로 잘 길러주셔서 우리 아이의 장례식에, 사랑하는 사람들로만 가득하게 해주신 것 감사합니다. 25년 동안 미워하는 사람, 상처 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이 모두들 그리워하는 아이로 저에게 주셨던 것도 너무 감사합니다. 이 아이대신 어머니 아버지 사랑 못 받고 하나님 모르는 아이들에게 저를 보내주시면, 제가 그 아이들 위해서 열심히 사역하고,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청소년사역비전, 중보사역을 하겠습니다.”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게 하셨어요.,,,저자 이어령
1934년 충남 온양 출생.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문학박사, 문학평론가,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 중앙일보 상임고문,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1970년 문학사상 주간을 역임했으며, 올림픽 개폐회식 식전과 문화행사, 대전 엑스포의 문화행사와 리사이클관을 주도, 초대 문화부장관을 지냈다. 저서로는 '흙속에 저 바람속에', '축소지향의 일본인', '디지로그', '젊음의 탄생', '생각' 이 있고, 소설 '장군의 수염', '암살자', '환각의 다리 무익조' 외 다수와 전집 '한국과 한국인'(전 6권), '이어령 전집'(전 20권), '생각에 날개를 달자'(전 12권), '이어령라이브러리'(전 30권) 가 있다. '축소지향의 일본인' 은 중국, 프랑스, 미국 등에 소개된 바가 있으며, 희곡과 시나리오로는 '기적을 파는 백화점', '세 번은 짧게 세 번은 길게', '사자와의 경주' 외 다수가 있으며 2010년 <디지로그 사물놀이>를 기획, 공연을 했다.
<01> 쌀 한 자루 영혼 한 자루의 무게
<02> 창조의 힘 흉내내기
<03> 메멘토 모리
<04> 아버지의 이름으로
<05> 설거지를 할 때가 왔구나
<06> 끈을 잘라라
<07> 휴일에 교회를 가지 못하는 사람들
<08> 신앙에 이르는 병
<09> 살찐 새는 날지 못한다
<10> 회개 없이 돌아온 탕자
<11> 낙타의 눈물
<12> 예술의 힘과 사막의 사자
<13> 양치기의 리더십
<14> 먹는다는 것. 최후만찬
제2부 / 하와이에서 만나다
<15> 전화 한 통으로 바뀐 세상
<16> 그날 새벽빛이 그렇게 빛나지만 않았더라면
<17> 지성에서 영성으로 가는 아침 뉴스
<18> 버려진 돌로 만드는 신전
<19> 세례는 씻기는 것이 아니라 캐내는 것
<20> 이마를 짚는 손
<21> 어머니의 귤
<22> 인력거를 탄 어머니의 부활
제3부 / 한국에서 행하다
<23> 일곱 빛깔 무지개와 칠일간의 천지창조
<24> 문화를 뛰어넘는 균형의 힘
<25> 예수님의 두 손, 바위와 보자기
<26> 제비가 물어다 준 신앙의 박씨
<27> 의문은 지성을 낳고, 믿음은 영성을 낳는다
<28> 내 눈물이 나의 양식이 되었도다
<29> 아버지 없는 사회
<30> 참된 포도, 시지 않는 포도의 수확
<31> 인간은 시간으로 재고 하나님은 마음으로 재신다
제4부 / 아버지와 딸의 만남
민아의 편지-빨간 우체통의 작은 기적
아버지의 편지-너는 나의 동행자
<32> 믿음의 시작
<33> 더 이상은 내 힘으로 살 수 없구나
<34> 주님 저를 써 주세요
<35> 아버지의 마음을 자식에게로, 자식의 마음을 아버지에게로
제 5부 / 문지방 위의 대화,,,하나님 이 찬란한 빛과 아름다운 풍경. 생명이 넘쳐나는 이 세상 모든 것을 당신께서 만드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왜 당신의 딸 민아에게 그 빛을 거두려 하십니까. 기적을 내려달라고 기도드리지 않겠나이다. 우리가 살아서 하늘의 별 지상의 꽃을 보는 것이 그리고 사람의 가슴에서 사랑을 보는 것이 바로 기적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매일 매일 우리는 당신께서 내려주시는 기적 속에서 삽니다. 그러니 기적이 아니라 당신께서 주신 그 기적들을 거두어 가지 마시기를 진실로 기도합니다. 만약. 민아가 어제 본 것을 내일 볼 수 있고 오늘 본 내 얼굴을 내일 또 볼 수만 있게 해주신다면 저의 남은 생을 주님께 바치겠나이다. 아주 작은 힘이지만 제가 가진 것이라고는 글을 쓰는 것과 말하는 천한 능력이오니 그것이라도 좋으시다면 당신께서 이루시고저 하는 일에 쓰실 수 있도록 바치겠나이다.
<본문 기도문 중에서>
사랑하는 내 딸아,
너의 기도가
높은 문지방을 넘게 했다
“암에 걸렸던 너의 아픔과 어둠이 나를 영성의 세계로 이끌어 주었다.
70평생 살아온 내 삶이 잿불과도 같은 것이라는 것을 가르쳐 준 것이다.”
빨간 우체통의 기적
너의 기도가 높은 문지방을 넘게 했다. 가족만이 아니다. 너는 법정에서 그동안 죄지은 불쌍한 젊은이들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서 애써왔다. 이제는 법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받은 사랑과 은총의 힘으로 가난한 이웃 애통하는 사람들과 함께 동행해야 할 것이다. 힘든 길이겠지만 걱정하지 마라. 이제 네 스스로 인정한 것처럼 혼자가 아니다. 너의 곁에서 주님이 늘 함께 하시듯이 아버지도 이제 너를 혼자 있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서울에서 아버지가
너는 나의 동행자
아빠 정말 그렇죠. ‘사랑’은 ‘설명’이 아니지요? 외쳐야만 되돌아오는 산울림소리가 아니지요? 잘났든 못났든 아빠가 절 사랑해 주시는 것은 복잡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제 가 딸이니까 사랑하는 것이지요. 그것처럼 우리에게 생명과 영혼을 주신 하나님도 그럴 거라고 믿어요. 다만 제가 아빠에게 그랬던 것처럼 우리가 그 사랑과 은혜를 제대로 느낄 줄 몰랐던 것뿐이지요. 그것을 깨닫고 나서야 편안한 삶이 돌아오게 된 것이죠.
-딸 민아 올림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이 2007년 7월 24일 세례를 받기 위해 무릎을 꿇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인이 지금까지 쌓아온 인본주의적인 작업을 뒤로 하고 지성의 세계에서 영성의 세계로 들어가는 순간이었다.
“오늘부터 저는 신자의 길을 걷습니다. 그동안 많은 직함을 갖고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이제 새로운 길을 떠납니다. 이 길이 외로울 수도 있지만 신자로서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싶습니다.”
무엇이 그를 이성과 지성의 세계에서 영성의 세계로 떠나게 만들었을까
젊은 시절부터, 이어령 전 장관은 성경을 분석하며, 여러 가지 비판을 해 왔다. 자신이 노아라면 혼자 살겠다며 방주를 만들지 않았을 거라는 이야기나, 6·25전쟁때 신은 어디에 있었던 거냐는 이야기를 서슴지 않고 해 왔다. 하지만 싫다, 싫다고 하는 남자와 결혼하는 여자처럼, 관심이 없으면 비판도 하지 않았을 거라고 그는 말한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필자의 일기와 강연, 기사와 편지글로 이뤄져 있다. 세례를 받기 전 영성의 단계로 들어가기 직전 교토에서와 결정적으로 영성의 단계에 들어서는 하와이, 한국에서의 순서로 진행된다. 그리고 딸 이민아님의 간증내용과 여러 언론사에서 인터뷰한 내용들을 정리한 글들도 함께 실려 있다. 이 글들은 모두 크리스천 이어령의 지성에서 영성의 길로 나아가는 과정과 영성의 세계에 들어오면서 과정과 그에 따른 솔직한 생각에 대해서 세세하고 기록하고 있다. 수많은 망설임과 내면의 솔직한 이야기가 글자 하나하나에 가득 담겨 있다.
그러자 이번에도 사람들은 세례를 받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질문들을 해 왔습니다. “왜 시를 썼느냐, 시인이 된 느낌이 어떠냐.”고 말입니다. […] 나에게 있어서 시와 종교는 동전의 안과 밖과 같은 것이었지요. 그래서 사람들이 지금까지 나에게 던진 물음에 대해 답하기 위해서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의 시작품에서부터 시작하여 세례를 받을 때까지의 내 일상을 수상형식으로 기록한 것이 이 책입니다. 그리고 나를 이곳에까지 인도한 내 딸 민아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권말에 그 간증을 함께 엮었습니다. 녹취 원고를 그대로 따서 실린 글이고 또 정리된 글의 양도 그리 많은 편이 아니지만 이 책 전체의 메시지로 볼 때 그 비중은 내가 차지한 부분보다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나와 민아의 공저라고 말하는 것이 정직할 것입니다.
이해가 가지 않고, 저의 길과 하나님의 길이 너무나도 다릅니다. 그런데 저의 길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길을 택하겠습니다. 저의 생각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생각을 믿겠습니다. 저는 주님이 저를 사랑하시고, 저의 아들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가장 좋은 것을 주셨음을 믿습니다. 지금 이 아이가 천국에 가는 것은 죽은 것이 아니고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겠고, 죽어도 살겠다’하는 그 부활의 생명을 우리 아들에게 주셔서 요한계시록 21장 말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씀, 예수님이 있는 보좌에 우리 아들이 있음을 저는 믿습니다. 그곳에는 눈물도 없고, 죽음도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도 없고, 예수님 앞에서 유진이가 엄마아빠 이혼하고 힘들었던 기간에 흘렸던 모든 눈물들 다 씻어 주시고, 그래도 삐뚤어지지 않고 엄마 아빠 사랑하는 좋은 아이로 잘 길러주셔서 우리 아이의 장례식에, 사랑하는 사람들로만 가득하게 해주신 것 감사합니다. 25년 동안 미워하는 사람, 상처 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이 모두들 그리워하는 아이로 저에게 주셨던 것도 너무 감사합니다. 이 아이대신 어머니 아버지 사랑 못 받고 하나님 모르는 아이들에게 저를 보내주시면, 제가 그 아이들 위해서 열심히 사역하고,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청소년사역비전, 중보사역을 하겠습니다.”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게 하셨어요.
필자는 교토의 연구소에서 일 년가량 지냈다. 아는 사람도 없고, 집으로 돌아와도 반겨주는 사람 없는 곳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면서, 때로는 방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깜짝 놀라기도 하고, 사람소리가 그리워서 보지도 않는 티브이를 켜놓고 책을 읽기도 했다. 그 외로움의 시간동안 필자는 몇 편의 시를 썼고, 하나님과 외로움에 대해서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아무리 채우려고 해도 채워지지 않던 마음의 ‘갈급’을 채우기 위해 하나님을 생각했다.
배고픈 사람이 극장에 가서 왜 밥이 안 나오나 목을 빼고 기다려도 소용없고, 실연당한 사람이 식당에 가서 마구 먹어봐야 가슴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내가 갈급할 때 찾아갈 곳은 어디인가?’ 하고 물을 때, 세속의 권력, 돈, 지식의 자리에서는 채울 수 없기에, 나와 여러분은 오늘 이 시간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본문 중에서>
그리고 교토에서의 외로웠던 시간들이 지나고, 필자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도쿄에서의 간절함이 사라진 필자를 다시 하나님 앞으로 세워놓은 것은 딸의 병이었다. 아름다운 섬, 하와이에서 필자는 딸을 따라서 허름한 교회에 갔다.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이 행복해하며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과, 눈이 보이지 않으면서도 찬송을 부르고 성경을 읽는 딸의 모습을 보면서 처음으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드렸고, 그 기도는 기적처럼 이뤄졌다.
4월의 새벽 봄빛이 그렇게 빛나지만 않았더라면 새벽 공기가 그렇게 푸성귀처럼 풋풋하지만 않았더라면 결코 나는 그렇게 외치지 않았을 것입니다. “나 세례받는다”고 아! 하나님 어쩌자고 자신도 없으면서 이런 맹세를 했지요.
먼데서도 민아의 눈에 아침이슬이 맺혀있는 것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지요. 아 하나님 감사합니다. 땅에 있는 아버지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하나님을 향해 내 딸 민아는 그렇게 외치고 있었을 것입니다.
<본문 중에서>
<딸 이민아님의 간증>
예수님에게 저를 덮어주신, 그 예수님에게 저의 육신의 삶을 완전히 다 십자가에서 죽고, 갈라디아서 2장 20절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서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처럼 예수님이 저의 생명이 되시는 삶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예수님과 사는 삶, 남은 기간 동안 믿음으로만, 나를 사랑하사 자기 몸을 완전히 버리시고, 자기 몸을 찢으셔서 나를 덮어주시는, 아무것도 덮어줄 수가 없는 죄를 덮어주기 위해서 자기의 삶을 완전히 버리시고 십자가에서 만신창이가 되어서 죽으신 그 예수님, 그 예수님의 사랑, 그 불가사의한 하나님의 사랑, 믿음 안에서 이제부터는 살겠습니다” 하는 신앙고백을 했습니다.
“이는 내 생각이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 너는 그래도 나를 믿겠느냐. 내 생각은 너의 생각과 다르다. 그래서 네 생각으로는 나를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온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너의 아버지며, 너를 너무나 사랑해서 나의 독생자를 너에게 주었고, 독생자를 믿는 자마다 구원을 받고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것.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다시 살아나겠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네 생각으로는 믿어지지 않고, 이해되지 않고, 나의 길이 네가 보기엔 악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내가 너의 아들을 지금 천국을 데려간 건, 그것이 사랑인 것을 너는 믿겠느냐, 그것이 너를 향한 나의 생각이 항상 선하다는 것을 너는 믿겠느냐.”
“하나님 아버지, 아버지가 저를 사랑하시는 것을 믿습니다. 그러나 저의 생각으로도 이해가 가지 않고, 저의 길과 하나님의 길이 너무나도 다릅니다. 그런데 저의 길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길을 택하겠습니다. 저의 생각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생각을 믿겠습니다. 저는 주님이 저를 사랑하시고, 저의 아들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가장 좋은 것을 주셨음을 믿습니다. 지금 이 아이가 천국에 가는 것은 죽은 것이 아니고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겠고, 죽어도 살겠다’하는 그 부활의 생명을 우리 아들에게 주셔서 요한계시록 21장 말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씀, 예수님이 있는 보좌에 우리 아들이 있음을 저는 믿습니다. 그곳에는 눈물도 없고, 죽음도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도 없고, 예수님 앞에서 유진이가 엄마아빠 이혼하고 힘들었던 기간에 흘렸던 모든 눈물들 다 씻어 주시고, 그래도 삐뚤어지지 않고 엄마 아빠 사랑하는 좋은 아이로 잘 길러주셔서 우리 아이의 장례식에, 사랑하는 사람들로만 가득하게 해주신 것 감사합니다. 25년 동안 미워하는 사람, 상처 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이 모두들 그리워하는 아이로 저에게 주셨던 것도 너무 감사합니다. 이 아이대신 어머니 아버지 사랑 못 받고 하나님 모르는 아이들에게 저를 보내주시면, 제가 그 아이들 위해서 열심히 사역하고,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청소년사역비전, 중보사역을 하겠습니다.”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게 하셨어요.,,,저자 이어령
1934년 충남 온양 출생.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문학박사, 문학평론가, 이화여대 명예석좌교수, 중앙일보 상임고문,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1970년 문학사상 주간을 역임했으며, 올림픽 개폐회식 식전과 문화행사, 대전 엑스포의 문화행사와 리사이클관을 주도, 초대 문화부장관을 지냈다. 저서로는 '흙속에 저 바람속에', '축소지향의 일본인', '디지로그', '젊음의 탄생', '생각' 이 있고, 소설 '장군의 수염', '암살자', '환각의 다리 무익조' 외 다수와 전집 '한국과 한국인'(전 6권), '이어령 전집'(전 20권), '생각에 날개를 달자'(전 12권), '이어령라이브러리'(전 30권) 가 있다. '축소지향의 일본인' 은 중국, 프랑스, 미국 등에 소개된 바가 있으며, 희곡과 시나리오로는 '기적을 파는 백화점', '세 번은 짧게 세 번은 길게', '사자와의 경주' 외 다수가 있으며 2010년 <디지로그 사물놀이>를 기획, 공연을 했다.